오아시스

2020. 12. 17. 23:04BLAH BLAH

 

머릿속에 분명히 지우개가 있나 보다. 불과 하루 전에 있었던 일도 기억이 나지 않으니 말이다. 병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요즘 들어 조금씩 심각해지고 있다. 아무튼 반납해야 할 자전거를 깜빡하고 방갈로 앞에 모셔둔 채 날이 밝았다. 뭐~ 자동 연장이다. 전날 밤늦게까지 미친 듯 맥주를 마신 탓에 체크아웃 시간을 넘긴 채 오후에서야 일어났다. 결국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하루 종일 멈추지 않고 머리 위에서 돌아가는 선풍기가 갑작스레 멈췄다. 정전인가? 방갈로가 점점 더워진다. 샤워를 해봐도, 부채질을 해봐도 소용이 없다. 참다못해 자전거를 끌고 나와 무작정 달렸다. 페달을 힘차게 밟을 때마다 바람이 불어와 조금씩 시원해진다. 한참을 그렇게 미친 듯 달리다 찾은 오아시스. 이제야 살 것 같다.

 

 

– 돈콘 섬에서 만난 오아시스

2016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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