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 시장_JAGALCHI MARKET

2022. 4. 13. 18:11I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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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8시가 조금 넘어서 잠이 들었다. 평상시 취침시간보다 일찍 잠이 든 이유는 오랜만에 술을 마셨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술을 마신 이유는 다음날이 휴일인 이유도 있겠지만 요 며칠 더워진 날씨에 치맥에 대한 갈증이 켜졌기 때문이다. 직장 동생이 자주 시켜먹는다고 하는 국제 통닭을 남포동에서 우연히 발견한 순간부터, 시원한 생맥주로 목을 축이고 본격적으로 치맥을 먹은 게 오후 4시 무렵이었다. 시원하고 청량한 생맥주는 좁은 식도를 따라 부럽고 빠르게 넘어갔다. 주문한 통닭은 어찌나 양이 많은지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아 그만큼 생맥주가 추가되는 분위기. 마실만큼 마시고 먹을 만큼 먹은 뒤 소화를 시킬 켬 숙소까지 걸어와 숙소에서 제공하는 생맥주를 또 마시기 시작했다. 취기가 오를 만큼 마신 뒤 방으로 돌아와 그대로 뻗었다.

 

알람을 꺼도 평소 일어나는 시간에 정확하게 눈이 떠지는 미스터리. 숙취까지는 아니지만 약간의 두통이 느껴졌다. 더 잘까, 말까 고민을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정보들을 검색하다가 해가 뜨기 전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일단 밖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저녁에 내린 비 때문일까, 젖어 있는 거리 그러나 한산한 풍경에 조금 놀랐다. 숙소에서 자갈치 시장까지는 도보로 약 3분, 길 만 건너면 되는 정도라 부담 없이 한 시간 가량 걷기로 했다. 전날 분주함과 복잡함에 겁을 먹고 핸들을 돌렸던 자갈치 시장이다.

 

이른 아침 장사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상인들, 싱싱한 해산물과 각종 어패류들이 크고 작은 수조 안에 가득하다. 전국으로 나가는 수송차량에 각종 해산물과 해수를 넣느라 바쁜 풍경이다. 자갈치 시장만의 분위기랄까, 아침 풍경은 어느 시장과도 비슷하지만 파닥파닥 숨 쉬는 듯한 생명력은 그 어떤 곳보다 강하게 느껴졌다. 현대식으로 옮겨진 시장을 나와 수변 테크로 발길을 옮겼다. 해가 떠오르는 자갈치 시장의 풍경은 뜨겁고 강했다. 수변 데크에서 서서 잠시 바다를 구경하다가 다시 발길을 옮겼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가판대들 사이로 아침 청소가 한창이다. 도마에 뿌려지는 시원한 물줄기, 이제 막 불이 붙기 시작한 연탄, 하나둘 펼쳐지기 시작하는 파라솔, 빈 접시에 올려지는 싱싱한 오늘의 생선들을 뒤로하고 멈춰 선 곳은 허름한 아침 식당들이 모여 있는 골목 끝자락이다. 선지국밥, 선지국수, 감자탕 등등 비슷한 메뉴를 판매하는 식당들은 마치 복제를 한 것처럼 비슷한 모습이다. 주인과 상호만 다를 뿐, 가격도 메뉴 구성도 모두 동일하다. 아침 식사 시간에 맞추어 이미 완벽하게 끓여지는 국밥집을 찾은 뒤 자리에 앉아 국밥을 주문했다. 분명 선지를 조금만 넣어 달라고 했는데도 엄청 난 양의 선지가 올려진 국밥이 등장! 밥보다 선지가 더 많아 밥을 골라 먹어야 할 정도, 이른 아침이라 긴 옷을 입고 왔는데 한 그릇 먹다 보니 몸에서 조금씩 열이 나기 시작했다. 아무튼 시간은 이제 오전 7시가 조금 넘었다. 나보다 조금 더 일찍 와서 식사를 하고 있는 한 아주머니와 나보다 조금 뒤에 등장한 아저씨 2명. ‘소주, 맥주, 선지국밥, 선지국수, 일단 술부터 주세요!’라며 술부터 재촉한다. 지금부터 마시면 정말 하루 온종일 마실 텐데... 아무튼 술고래 아저씨들은 그 뒤로도 끊임없이 술을 주문해 마셨다.

 

뒤이어 등장한 택시 기사, 청소원 그리고 트롯트 메들리가 흘러나오는 자전거를 세워두고 식사를 주문한 아저씨, 한참 동안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식사를 한다. 알고 보니 오늘 처음 만난 사이들이란다. 참고로 이야기의 주제는 병원에서 받은 건강검진과 방사선 치료였다. 아침 국밥의 화두치고는 조금 무거웠지만 나와는 달리 아재들의 국밥은 빠르게 줄어가고 있었다.

 

밥값은 계좌이체로 보내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거리는 지하며 지상이며 조금씩 분주해져만 간다. 전날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기도 하지만 거리를 청소하는 사람들, 가게를 정리하는 상인들 덕분에 깨끗하고 상쾌한 하루가 시작된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출근을 서두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남들 다 일하는 화요일이 휴일인 까닭에… 낮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상가의 포스터도 눈에 들어온다. 그린조이, 추성훈+야노시오 부부가 모델이었나 보다. 그러고 보니 모닝커피의 상징 같은 스타벅스도 아직 문을 열기 전이다. 나의 모닝 투어는 대충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호텔에 도착해 달콤한 토스트와 따뜻한 모닝커피를 마시며 빠르게 여행기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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