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발

2021. 5. 12. 12:40BLAH BLAH

터지고 찢어졌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짠하다. 주인을 잘 못 만나서 그런 것은 아닐까. 더욱이 아끼는 놈인데 이런 지경까지 오고 나니 괜스레 마음이 아파 온다. 한두 번은 고쳐서 신기도 했다. 처음에는 앞 코가 나갔다. 두 번째는 뒤가 다 달았다. 그러고 보니 참으로 오래 신은 슈즈다. 인터넷에서 상상도 못 할 가격에 구입한 내 신발. 이걸 신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냈다. 고마가케다, 알래스카에서는 발이 시려 죽는 줄 알았고, 우기의 대만에서는 며칠 동 안 젖은 채로 다니기도 했다. 버리려고 했지만 버릴 수 없었고 또 싣고 또 신었다. 기념이 될 만한 사진 한 장 찍어서 보내 주련다.

 

2016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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