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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고 말레이시아
작년부터 시작된 말레이시아 취재가 마무리되고 개정판 작업도 무사히 끝이 났다. 오랜 기다림 끝에 카카오프렌즈 라이언 캐릭터로 표지를 갈아입고 저스트고 말레이시아 2020-2021이 출간이 되었다. 정통 가이드북 표지가 아무래도 익숙하지만 스페셜 에디션인 만큼 이번엔 귀여운 캐릭터로 작업이 되었다. 배경으로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KLCC 공원, 국립 모스크가 처리되었고 음료를 마시는 라이언과 야자수 잎을 들고 그늘을 만들어주는 콘이 그려져 있다. 야자수와 선글라스, 스카프의 패턴이 열대 남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여행 가이드북 시장이 예전보다는 힘들어졌지만 그럼에도 작가, 편집자, 출판사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원고를 다듬고 사진을 고르고 교정을 보다 보면 언제 끝이 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
2021.01.02 -
미케 비치 서핑
그것도 파도라고 한 시간 남짓 탔더니 손목부터 목, 허리, 어깨까지 뻐근하다. 정말 오랜만에 또다시 바다에 들어갔다. 역시나 오랜만에 하는 패들링은 힘들다. 밖에서 봤을 때는 조류도 없어 보이고 별 것 없을 것 같던 바다, 막상 들어오니 파도를 넘기느라 정신이 없다. 제대로 된 파도는 오지 않고 힘없이 부서지는 파도만 무한정 반복. 아마 제대로 된 놈이 왔어도 못 탔을 듯 하지만… 그래도 미케 해변의 파도를 느껴 본 것으로 조금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낭에 언제 다시, 얼마나 오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집 안에 처박힌 서프보드 하나 가져다 놓을까 생각 중이다. 나중에 언제든 미케 비치에 오면 탈 수 있도록 말이다. – 11월 23일, 다낭 미케 비치에서 2019년 11월 23일
2021.01.02 -
요거트
조식 때 먹는 요거트 3~4, 개인적으로 사 먹는 요거트 4개. 하루 8~10개는 먹는 듯하다. 베트남 요거트는 참 맛있다. 요거트를 먹으면서 여행 중 탄산음료를 먹는 일이 적어졌다. 매일 아침 반갑게 말을 걸어주던 호텔 직원들도 체크 아웃을 한다고 하니 정성스레 요거트 하나를 만들어가져 왔다. 요거트는 좋아하는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란다. 친절도 하지. 보통 여행자와는 달리 귀찮은 일만 만드는 나인데… 그럼에도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는다. 물론 나도 그런 마음을 알기에 연장을 하면서까지 이곳에 머물고 있다. 바람도 불고 날씨도 좋고. 이제 떠나도 될 것 같다. — 맛있는 요거트를 마시면서, 다낭에서 2019년 11월 21일
2021.01.02 -
야자수 나무 아래
뜨거운 모래사장, 강렬하게 쏟아지는 태양을 흠뻑 흡수하며 해변을 걷다 마주한 야자수 한 그루. 그 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앉아본다. 짠내가 약간 섞인 바닷바람이 머리칼이 흩날리고 하얀 백사장은 적당히 식어 좋은 감촉을 선물한다. 바다 가까이로 조금씩 다가가는 커플. 그늘과 태양 사이에 걸쳐 태닝을 하는 커플, 들어오는 바닷물을 피해 해변을 걷는 사람. 드론을 날려 항공 샷을 찍는 사람까지. 야자수 그늘 아래 앉아 미케 비치를 바라보고 있자니, 바다를 즐기는 방법이 각양각색이다. 그런데 아까부터 먹다 남은 수박으로 페이스 스크럽을 하는 현지 아저씨에게 해변의 모든 사람들의 눈이 고정되어 있다. 효과가 있는 걸까. 아무튼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날이면 미케 비치는 역시나 만인의 놀이터가 된다. 슬슬 물이 차오..
2021.01.01 -
태풍이 지나간 뒤
항공편이 지연, 결항이다. 태풍 ‘나크리(Nakri)’의 영향으로 베트남 중부 지역이 난리다. 태풍의 영향으로 날씨도 계속 흐리고 비가 내렸다. 무사히 공항에 도착, 비를 뚫고 숙소에 도착했다. 점점 강해지는 빗줄기에 식사도 그냥 근처에서 해결했다. 비행의 피곤함, 그간의 피로가 쌓여서였는지 그냥 잠이 들었다. 그리고 눈을 뜬 이른 아침. 검은 먹구름 사이로 해가 보일 듯 말 듯. 얼마 후 언제 그랬냐는 듯, 태풍은 지나가고 해가 떴다. 태풍이 지나간 뒤라 그런지 하늘은 쾌청, 어제 입었던 긴팔을 집어던지고 아침부터 반팔에 선블럭을 바르고 바다로 나갈 준비다. – 베트남 나짱에서 2019년 11월 13일
2021.01.01 -
토요일 오후
이토록 한가하고 여유로운 토요일이 있었던가, 의도하지 않았던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를 맞이하니 뭐랄까. 적응이 되지 않는다. 항상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다가 오늘처럼 마땅히 할 것이 없으니 이상하다 못해 불안하다. 이 여유를 조금 더 길게 누리고 싶은데, 시간은 이상하리만큼 빨리 흘러간다. 요즘 들어 시간에 대한 갖가지 망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뭐하나 제대로 정리, 마무리는 하지 않고 일만 벌여가는 상황이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딱히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세상의 시간은 조금씩 느리다. 세상의 시간에 맞추는 게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내심 나와 잘 맞는 세상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토요일 오후 별 생각을 다하는구나. 2019년 11월..
2021.01.01 -
BEGINS
Bucket List 꿈과 목표가 늘어만 가던 다이어리 첫 장, 가장 윗줄엔 굵은 펜으로 선명하게 ‘surfing’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버킷 리스트가 하나씩 지워져 가는 순간에도 언제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역시 ‘surfing’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장 어려운 버킷 리스트 중 가장 하나가 바로 ‘surfing’이었다. 가장 오랫동안 나만의 버킷 리스트에 머물고 있었던 서핑, 결국 지워버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고 난 그 기회를 마다하지 않았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 공항 대합실, 삼삼오오 모여 담배 한 모금에 여행의 피로를 잠시 풀고 있었다. 늦은 밤 잠이 오지 않아 꺼낸 빛바랜 잡지 한 권, 뜨거운 태양, 부서지는 파도를 타는 서퍼들의 모습에 꿈틀거리던 본능이 되살아나버린 것이다. 평상..
2020.12.31 -
선고즈다운
하루 단 한 번, 이렇게 해가 저물어 가는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여행 중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아침 해가 떠올라 본격적인 열기를 분출하기 전까지 나는 최대한 많이 걷고 걸으려고 노력한다. 해가 중천에 뜨면 잠시 쉼터로 돌아와 해를 피하고 오후 무렵 저무는 해를 찾으러 다시 밖으로 기어 나온다. 여행 내내 숨바꼭질을 하듯 숨기와 찾기를 반복하며 하루를 보낸다. 엄청난 인파와 더위 속에서 제대로 숨조차 쉴 수 없었던 주말을 보내고 맞이한 월요일의 믈라카. 오늘만큼은 태양도 잠시 숨을 고르는지 아주 천천히 저물어 간다. - 9월의 월요일 믈라카에서 2019년 9월 2일
2020.12.30 -
사파리 노예
한동안 스마트폰 걱정 없이 살고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용량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늘어만 가는 사진과 동영상의 압박 속에서 매일 반복적으로 삭제를 시도. 하지만 이마저도 어느 순간 여의치가 않아졌다. 게다가 부주의로 인해 디스플레이 액정까지 여기저기 금이 가고 나니 더 이상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생겼다. 새로운 폰으로 바꾸어야 하는 상황. 오매불망 눈팅만 하다가 드디어 찾아낸 아이폰. 하루 온종일 씨름을 하다가 결국 겟! 엄청난 용량에 당분간 걱정은 하지 않을 듯. 2019년 6월 29일
2020.12.30 -
161번 국도
아침부터 갑작스레 떠오른 더 다타이(The DATAI)의 기억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어떤 연관도 없이 뜬금없이 떠오른 것인데 이럴 때면 무척 난감하다. 결국 당시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사진을 찾았다. 그때는 따뜻한 남국의 열대 기운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드라이브를 즐기던 날이었다. 해외여행을 가서 렌터카 몰고 어디론가 다니는 것은 무척이나 낭만적이라고 생각되는데 복잡한 도심 속에선 쉽지 않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몇몇 나라는 여행을 할 때마다 차를 빌려 다니게 된다. 말레이시아 ‘랑카위’, 일본 ‘오키나와’, 대만 ‘펑후’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오늘은 말레이시아 랑카위를 여행하던 그때가 떠오른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랑카위 북서쪽에 위치한 더 다타이 리조트로 가던 그 길, 그리고 그곳에서..
2020.12.30 -
추리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혀 있는 선셋 바 설명 하나로 재미난 시간을 보냈다. ‘해변 쪽에 위치하고 있는 레스토랑 겸 바로 바다 풍경을 감상하면서 느긋하게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이름처럼 매일 오후 해 질 무렵 가장 멋진 선셋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로 사랑받고 있다. 피자와 같은 가벼운 식사 메뉴와 고운 빛의 칵테일을 즐기며 멋진 풍경을 누려보자.’ 그런데 도무지 어디인지 모르겠다. 똑같은 상호의 비치바는 동남아시아 전역에 있는데 어디였을까? 정확한 날짜도 알 수가 없다. 선셋이 아름답다는 것으로 유추해보자면 코타키나발루나 보라카이가 아닐까? 그런데 느긋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고 한 걸 보니 유명 관광지는 아닌 것 같다. 어딜까. 미치겠다. 혹시 시판돈인가. 두줄 가량 되는 단서를 가지고 추리를..
2020.12.28 -
사전답사
머나먼 이국으로 떠나기 전 여행 책자를 통해 미리 보기를 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구글 지도를 이용해 사전 답사를 하곤 한다. 특히나 처음 방문하는 곳이라면 구글 지도를 축소, 확대, 이동해 주변을 샅샅이 뒤지곤 한다.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으면 저장해 놓는다. 현지에 도착해서 여행을 하다 보면 미리 점찍어둔 곳 중 반에 반도 못 보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계획대로 저장해 둔 장소에 방문했다면 아이콘이나 색을 바꾸고 간단히 기록도 남겨둔다. 그렇게 저장해 둔 스폿 정보들이 시간이 흐르고 방문에 방문을 거듭하면 결국 빼곡하게 채워진다. 2019년에는 어디로 떠나야 할지 오늘도 하루 종일 구글 지도를 펴놓고 고민 중이다. - 구글맵을 켜놓고 2019년 1월 5일
2020.12.28